7인의 북악산 우정 산행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70여 평생 인생을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맺어 살아왔다. 이야기는 지금으로부터 약 45년여전 현역 시절, 작전 상황실 행정업무 취급을 위해 ‘2급비밀취급’ 인가를 내야 하는데, 그 인가 서식에 부모형제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나를 인보증 해줄수 있는 사람 이름을 적으라는 양식앞에 나는 고민을 해야 했다.
그뜻은 만에 하나 “내가 만약 무슨 사고를 치거나 아니면 부가피 하게 피치못할 일을 저질렀을 때” 나를 대신해줄 그 어떤 보증을 해 줄 수 있는 그런 사람 이름을 쓰라는 것인데, 쉽게 생각하면 아무나 친한 사람중 이름을 쓸 수 도 있는 일인데, 나는 그 빈 세칸을 채울만한 사람이 쉽지 않았다.
그것은 반대로 이야기 하면 나 자신이 내 주의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신뢰 받는 행동으로 인간관계를 완만하게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란 생각이 들어, 그때 그 비밀취급인가를 계기로 나는 나를 다시 돌아 보는 계기로 삼고 그때부터 나 자신이 남들로부터 인정받고 신뢰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생각을 하며 사는 계기가 되었다.
2014년 5월 17일은 내 인생에 가장 친하다고 할 수 있는 선배, 친구, 후배 일곱 사람이 모여 모처럼 “북악산342m (백악산) 산행을 하기로 한 날이라, 오전 10시 수도권 전철 경복궁역 3번 출구에서 만나, 다시 버스로 효자동, 청와대를 지나 부암동 고개 ‘1968년 1월 21일 사태때 김신조를 비롯한 무장공비 31명이 청와대 경비팀을 만나 치열한 격전을 벌였던 곳’ 부암동 고개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이곳에는 ‘고 최규식 경무관’ 추모 동상이 있다.
북악산 산행을 위해선 참고해야 할 일이 있다. 반듯이 주민등록증이나 이를 가름할 신분증을 지참하고, 창의문 안내소에서 서류를 작성하고, 여기서 내 주는 임시 출입증을 목에 걸고서야 산행을 시작 할 수 있다. 그런데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이날이 토요일에 세월호 사건 이후 초, 중, 고생들의 수학여행이 제한 되어 의외로 많은 초, 중,고등 학생 인파가 붐며, 서둘러 출입증 교부(0565)하고 보니 오전 10시 15분이다.
알아둘일은 이곳 ‘창의문안내소’ 휴관은 매주 월요일이고, 개방시간은 하절기(3월~10월 오전 9시~오후4시까 입장이 가능하고, 동절기(11월~2월) 오전10시~오후3시까지 가능하고 퇴장 시간은 하절기 오후 6시, 동절기 오후 5까지 이다. 이런것도 모르고 증명서를 지참하지 않고 북악산 산행을 하려고 왔다가는 헛걸음 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곳 북악산은 1968년 1월 21일 1.21사태로 출입이 통제된 후 2006년 2월 12일(정월대보름)을 기해 전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선정한 39명의 일반인과 노무현대통령, 권양숙 여사가 북악산 정상까지 2.3킬로에 이르는 구간에 걸처 시범 답사를 한 후, 그해 4월 1일부터 인터넷 예약자에 한해 개방된 탐방 코스다.
그러나 지금은 인터넷 예약은 필요가 없고 간단한 출입증 교부를 하고, 산행을 시작 하는데 북악산 오름길 산행 코스는 마치 중국의 황산을 오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돌 계단길을 약 1,000여개 정도 올라야 북악산 정상에 오를 수 있는데, 이곳 등산로 구간은 숙정문 지나 ‘말바위 안내소’를 통과할때까지 전 구간에 몇 미터 간격으로 군인들이 경계를 하고 있어, 절대로 군사 시설이나 청아대 방면을 향해 사진을 찍을 수 없다.
하지만 창의문 안내소를 지나 오름길 구간에 좌측으로 보이는 조망은 멀리 북한산 족두리봉, 비봉, 사모바위, 보현봉, 백운대, 노적봉까지 날씨가 좋은날 조망은 그야말로 하이칼라라 할 정도로 시원 스럽다. 마침 시기가 아카시아꽃 피는 때가 되어 부암동 일대에 흐드러지게 핀 아카시아꽃 향기가 오랜만에 산내음을 맞는 나에겐 그렇게 싱그러울 수 없다.
암문을 지나 돌고래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관광해설사의 해설로 듣는, 서울한양 도성길 이야기가 구구절절 귀에 솔깃 하지만, 예정된 갈길이 있는터라 서둘러 일어서야 하는 마음이 서운하다. 쉼터 지나 오름 구간은 지금까지 지나온 고도는 저리가라 할 정도 가파르게 이어지는데, 다행히 이날 산행구간이 전체를 다해도 별로 길지 않아 널널 산행 채 1시간도 안되어 백악산342.5m(북악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서둘러 일행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이어지는 1.21사태 소나무지대를 지나 청운대 나무계단길을 따라 암문을 지나 곡장이란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바라보는 북한산일대 조망이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오른쪽 저아래 성북동 방향으로 한 시절 그렇게 유명했다던 삼청각이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아카시아 숲속에 자리잡고 있다.
이때 시간이 정오를 지나 목도 마르고 약간은 출출하기도 해서 성곽길 한쪽 그늘에 모여앉아 배낭에 넣어온 막걸리라도 한잔 가볍게 할량이었는데, 어디서 보았는지 근무자 군인이 이곳에선 절대로 술을 마실 수 없다는 소리에 찔끔해 간단히 간식만 나누어 먹고 우리는 편안하게 이어지는 숙정문 방향으로 진행을 한다.
숙정문에 도착해 잠시 기념 사진을 찍다 보니 어떻게 된일인지 일만 선생님께서 보이질 않아 우리는 서둘러 선생님께서 ‘말바위안내소’ 방향으로 가신 것으로 착각하고, 도착하니 마침 선생님께서 전화가 온다. 당신은 숙정문 지나 삼청각 방향으로 내려가셨다고 말이다. 앗차 하는 사이에 선생님과 이산가족이 되고 말았다.
그렇치만 이곳 북악산 등산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출입 제한을 받는 구간이라 다시 되돌아 갈 수가 없어 하산후 가벼운 뒷풀이를 하기로 약속한 광장시장에서 만나뵙기로 전화를 하고. 서둘러 우리는 소나무 그늘아래 자리를 잡고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배낭에서 기다리고 있는 시원한 막걸리를 꺼네, 형님 먼저 아우 먼저 나누어 마시는 막걸리 맛이 그야말로 꿀맛이다.
그리고 나서 우리는 서둘러 선생님을 만나기 위해 삼청공원, 삼청동길숲속도서관을 지나 북촌한옥마을을 지나 헌법 재판소로 내려서 수도권전철 안국역에서 종로3가 그리고 다시 종로5가 9번출구에 도착하니 마침 간발의 차이로 일만선생님께서 먼저 오셔서 우리를 기다리시며 우리를 반가히 맞이 하신다.
우리는 서둘러 광장시장 단골집 “박가네빈대떡집” 3층에 자리를 잡고, 이날 북악산 기쁘고 즐겁고 행복했던 산행길 뒷 이야기에 깨가 쏟아지는가 하면, 일만 선생님의 사람사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남자들이 흘리지 말아야할 눈물까지 흘리며, 이날 북악산 산행의 뒷풀이를 모두 마치고 작별의 아쉬움을 접고 다음달 다시 만나 산행을 하기로 약속하며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다.
등록일 : 2014-05-20조회 : 2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