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늙은이의 분노 / 일어나라 대한민국
모질게 태어나서 8/15, 6/25, 4/19, 5/16, 등등 팔자 사납게 다 겪고, 이제는 어디론지 돌아갈 날이나 기다리고 앉아 있는 뒷방 늙은이다.
니놈들 타고난 팔자 좋아 잘 먹고 잘 살고, 흥청거리는 거야 뭐라겠냐.
니놈들 세상 모르고 한심한 발광을 해도 뒷방 구석에서 혀나 차고 엎드려 있기는 한다.
그러고 참고 또 참고 있는 거다.
그런데 다 산 세상 늙은이 입에서
'이눔들아!' 소리가 절로 나오니
이젠 어쩔수 없이 말 좀 해야겠다.
우린 콩나물 함지박을 머리에 인 어머니 등판
엉덩이에 걸쳐 울지도 못하고 자랐다.
울어 봤자 엄마한테 얻어나 맞았다.
그래도 우리는 그 어머님들이 고마워 지금도 눈물이 난다.
하기야 니놈들 그 따위로 길러 놓은게 우리니
할 말도 없다마는...
우리는 하도 가난 속에 살아서,
잘나 보기는 커녕 니놈들 먹여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잘나는 거 보다도 니들 먹일게 더 급했다.
네 할아비, 할미들의 소원이 뭐였는 줄 아냐?
뭐? 언론자유? 민주주의?
그냥 '새벽종이 울렸다! 잘살아 보세!'가 꿈이었다.
밤이 있었냐? 낮이 있었냐?
눈뜨면 일이고, 쓸어지면 잠이었다.
라면 끓여 먹을 시간이 없어 날로 먹었다.
니들 원두커피 그것도 골롬비아니,
자마이카, 불루마운틴이니,
그리고 눈깔 감고 냄새 맡고,
혓바닥 굴려가며 쳐마시는 원두커피가 뭐냐?
박통이
밤새 머리털 꼬매 만든 가발등으로 번 달러
돈 아까워서 콩 볶아 태워 갈아서 그걸 커피로 마시자 했다.
그런걸 백밤, 천밤을 새고 얘기하래도 끝이 없다.
그래 맞다!
박통이 군사독재 했다.
나도 젊어서는 니놈들보다 더 간덩이가 부었어도 벌벌 떨고
살았다.
그래 그것도 맞다!
정치하고 거리가 먼 나도 젊어서 박통 미워했다.
그러니 정치 해 보겠다고 나선 놈들이야 오죽하겠냐?
박통! 그러면 치가 떨리고 경끼가 날게다.
그렇지만 누구보다 많이 당했던 백기완씨도
박통에 대해서
우리같은 정치인 3만명은 당했지만
3천만명은 먹여살렸다고 했다.
등록일 : 2016-09-19조회 : 23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