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년지기 동창들의 파주 월롱산 우정산행
우리는 1950년 6·25 한국전쟁을 7세때 격은 세대다. 그러니까 요즘 젊은 세대들이 흔히 말하는 꼴통세대다. 그시절 우리들은 ‘끈이’가 오갈 때 없어, 아침은 꽁보리밥에 점심은 굶는날이 먹은날 보다 더 많았다. 그리고 저녁은 멀건 국물이 흔겅한 김치죽, 콩나물죽으로 연명을 하고도 용케 잘 살아 오늘에 이르렀다.
전쟁 세대이다 보니 우리 동창들은 나이가 많은 아이는 11살, 10살, 내 경우는 9살에 국민학교에 입학을 했다. 반에는 피난민 아이들이 많았다. 전쟁으로 학교가 폐어되어 교실이 부족했다. 다행히 미군이 지원해준 군용천막을 학교 운동장에 설치하고, 비오는날은 천막 특유의 냄세가 풀풀나는 그 안에서 공부를 했다. 그러다 비 개인날은 학교 인근 밤나무숲이나, “이조 16대 인조대왕능” 재실 느티나무 아래서 공부를 했다.
한마디로 고생이 말이 아니었다. 오죽했으면 점심시간이면 밥 먹는 아이들보다 굶는 아이들이 더 많았다. 그래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미국 원조 구호품으로 받은 우유가루에, 인디카쌀 안남미(安南米-알랑미)쌀을 넣어, 큰 가마솥을 걸고 끓여준 우유죽을 먹고 자랐다. 그러다 보니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내 경우는, 그 우유죽 먹는 것이 유일한 희망이요 기다림이었다.
그때 담임선생님이셨던 최연순 선생님께서 우유죽을 퍼주시며, 유난히도 키가 작은 나에게 한 국자 더 퍼담아 주신, 그 선생님의 은혜를 잊지 못한다. 선생님은 지금 구순 연세에도 미국에서 가족과 함께 건강히 살고 계신다. 그때 만난 우리 동창들은 6학년 졸업 때까지 줄기차게 한반에서 공부한 동창들이다.
그동창들이 지금은 모두 다 고희를 훌쩍 넘겨, 나이가 많은 친구는 76세, 적은 친구는 72세나 되었다. 그렇게 나이차가 있어도 우리들은 크게 위, 아래 따지지 않고 66년을 줄기차게 변치않는 끈질긴 우정을 이어왔다.
그런 인연들이다 보니 동창 전체 모임은 이런저런 사정으로 쉽지 않아, 그중 몇몇은 아직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친구들이 이구동성 한 목소리로 자주는 아니어도 종종 만나, 때로는 가벼운 산행도 하고, 여행도 하며 남은 여생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자고 의견을 뫃았다.
그바람에 이번 모임은(2018.6.17.) 우리의 고향 경기도 파주시 월롱면에 위치한 “월롱산(218.5m)” 우정산행을 했다. 산행을 마치고 파주시 탄현면 갈현리 갯말에 위치하며, 우리들 보다 3년 선배(최상화)님이 운영하시는 “로빈의 숲”에서 즐거운 점심식사를 했다. 그리고 이어 역사탐방길에 나섰다. 마침 인근에 “이조16대 인조대왕능”이 있어 어린시절 느티나무 그늘 숲에서 공부하던 추억을 떠올리며 추억 탐방을 하고, 이날의 ‘66년지기들의 월롱산 우정산행’을 모두 마치고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등록일 : 2018-06-18조회 : 28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