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없는 나무없고 조상없는 후손없다 “조상님 가족묘역 벌초”
지난밤 꿈에서다. 어디를 갔다. 그런데 길을 몰라 마을주민에게 길을 묻는데, 어디서 왔냐고 묻는다. 그래 파주에서 왔다고 했다. 그러자 그럼 혹시 윤대균이를 아느냐고 묻는다. 의외의 질문에 반가워 그사람이 바로 내 동생이라고 했다.
아 그러냐고 반색을 한다. 그러면서 그럼 지금 대균이와 통화가 가능하냐고 묻는다. 그래 동생에게 전화를 하니 하필이면 통화가 통화가 안된다. 그러다 잠이 깼다. 신기하다. 왜 동생과 고향이야기가 나온걸까? 곰곰이 생각을 해본다. 그바람에 잠을 설쳤다.
고향에 무슨일이 있는것일까? 별에별 생각이 다든다. 그도 그럴것이 아들이란놈이 종친회장이랍시고, 종중일은 미친놈처럼 앞장서 수도없이 고향을 들락거리면서도, 언제 맘먹고 조상님 묘역한번 찾는일이 없다시피 했다.
그래서 그런건지 아니면 자격지심 때문인지 최근들어, 조상님 묘역 무성한 잡초동산이 자꾸 어른거린다. 어느틈에 시간내 다른 것은 미루더라도 조상님묘역 벌초부터 하고 오리라 맘을 먹었었다. 아마 그 꿈땜을 한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그런데 마침 15년여 다니는 핼스장이 토, 일요일은 9시에 문을 여는 바람에, 그 시간일정에 맞춰 운동을 가려면 하루 일과가 엉망진창이 된다. 그래서 핼스대신 부평공원 걷기 운동을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타려는데 이때다. 갑자기 조상님 묘역 벌초나 하고 오자는 생각이 났다.
마침 초등학교 아이들 한자 공부 가르치는 일도 방학해, 며칠간 공백이 있다. 운동을 포기하고 서둘러 벌초 준비물을 챙긴다. 아침식사는 김밥한줄로 때우자 생각하고, 김밥집엘 갔더니 늘어선 줄이 길다. 그줄 기다려 김밥한줄 사려면 반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포기하고 차를 몰아 시장 떡집으로 갔다. 그런데 오늘따라 떡이 늦게 나오는 바람에, 전날 만들어놓은 떡 3팩과 소주 한병을 챙겨 달려간다. 이른 시간이라 부평에서 조상님 묘역이 있는 선영하, 경기도 파주시 파평면 마산1리까지 1시간만에 도착이다.
종중 재실 용산재(龍山齎)에 들려 낫을 챙겨 묘역에 도착했다. 묘역에는 호랑이 새끼 처나가도 모를정도로 잡초가 무성하다. 그것도 멍석딸기(일명 : 백사파(白蛇波), 홍매소(紅梅消) 나무 밭이다. 이눔의 멍석딸기는 해마다 벌초할때면 열매가 열기전에 뽑고, 또뽑고 뽑아도 이눔의 멍석딸기 나무는 계속난다.
특히 가족묘역 봉분위에는 더 무성하다. 묘역 근처엔 멍석딸기 열매가 녹익어 씨를 남길정도로 무르익는 것을 보질못했다. 그런데도 이눔의 멍석딸기 나무는 무성하다. 그렇다면 아무래도 올해는 벌초 작전을 바꿔보자 맘먹었다. 멍석딸기 나무와 잡초는 낫질을 하지 않고 일일이 손으로 다 뽑기로했다.
그리고 제단 앞 잔디는 절대 낫질해 깎지않고 잡초만 일일이 하나하나 다 뽑았다. 그러다 보니 시간도 더 많이 걸리고 오금이 저리고 허리가 얼마나 아픈지, 나름 꼿꼿했던 내가 통증을 느낄 정도다. 나이 앞엔 장사가 없는 것 같다.
잡초를 제거하고 머리빗는 빗질처럼, 몇차례나 갈퀴로 잔디를 긁어내니 쾌쾌묵은 떡잎들이 한아름이다. 그리고 시원하게 머리깎고 빗질한것처럼 단아하다. 제초작업을 모두 마치고 묘역을 둘러본다. 봉분 주위 무성한 참나무, 밤나무 그늘 때문에 잔디가 살지 못해 산사태 일보전이다.
아무래도 내년 청명, 한식때는 매장묘처럼 둥글게 조성한 봉분 흙을 걷어내고, 평평하게 다진후, 거름기 있는 흙으로 복토하고 잔디를 심어야겠다. 그리하면 잔디에 산성화 현상이 없어져 잘 자랄 것이다.
그리고 봉분 주위를 활처럼 둘러싼 활개 부분은 석축을 쌓던지, 아니면 마닐라매트 같은 것으로 공사를 해야할 것 같다. 그러자면 비용이 들것이다. 이문제도 점차 생각해 꼭 실행해야 당면문제다. 앞으로 얼마나 내가 더 살지 모르지만 반듯이 내 생전에 해결할 숙제다.
그런데 비가 내린다던 날씨는 흐렸다 개였다를 반복하더니 결국 비는 안오고 햇볕이 난다. 그러다 보니 땀인지, 빗물인지 수건으로 닦고 또 닦아도 막무가네다. 나중엔 눈에 땀이 들어가 쓰리다.
그런데 발아래 작은아버지 어머님 묘소가 눈에 밟힌다. 작은 아버지 어머님 두분에게도 자식들이 여럿있다. 그런데 이 사촌동생들은 나를 낳아준 부모님 보다, 나의 탄생과는 일면식도 없는 외래종 기독교에 심취되어, 부모님 묘역 보기를 강건너 불보듯한다. 물론 본인들 마음을 그렇치 않으리라 믿는다. 헌데도 내 생각엔 그런 생각이 든다.
자식들이 부모님 묘역을 선영하에 조성했으면, 당연히 관리를 해야한다. 그것이 부모님에 대한 자식들의 도리이고 예의다. 그런데 부모님 묘역을 모셨놓고 관리 안할바엔 차라리 화장모셔 뿌려드리는 것이 났다.
작은 아버지 어머님 두분 묘역에도 잡초는 별로 없다. 내친김에 두분 묘역도 제초작을 모두 마치고 갈퀴로 긁어내니 내 마음도 산뜻하다. 자주 오지 못하는 사촌들도 아마 다 사정이 있으리라.
벌초를 모두 마치고 귀가하니 저녁 6시 반이 넘었다. 땀 뻘뻘흘리며 들어오는 나를 보고, 아내가 말한다. 아니 아이들에게 연락해 같이가서 하지 당신혼자 고생을 하냐고 핀잔인지, 위로인지 모를 말을 한다. 말문이 막힌다. 아내가 어찌 내속을 알리요.
#부평공원맹꽁이타령 # 부평공원 # 맹꽁이 # 맹꽁이울음소리 #
등록일 : 2019-07-21조회 : 4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