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보약이다 ...북한산국립공원 "의상능선" 아슬아슬 암릉 산행
한 때는 한국의산하 산행기 게시판에서 댓글의 견해차로 서로 달갑잖게 지내오던 사이였는데, 어느결에 갈등이 해소되면서 자연스럽게 형님, 아우 문화로 발전이 되었다. 그런데 지리산 종주길에서 우연치 않게 서로 엇갈려 지나치다 첫 만남이 성사되었다.
이후 태풍 매미가 남부지방을 휩쓸고 지나갈때 판초우의를 뒤집어쓰고 관악산에서 몇몇 사람이 새한솔 산악회를 맞아 관악산 합동 등산을 했다. 이후, 남덕유 종주, 그리고 제주도 한라산 종주, 그리고 북한산 비봉능선 합동 산행을 했다.
그런 인연으로 이제는 서로 몇 일만 만나지 못하면 마치, 어린애 칭얼대듯 형님 우리 또 언제 만나냐고 칭얼대듯 독촉을 할 정도다. 그뿐 아니다. 심지어 하루에 몇 번씩 전화를 하며 서로의 목소리를 들어야 편안한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우리의 “山 友情은 깊어만 갔다.”
9월 3일 오후다. 느닷없이 전화를 해, 형님 내일(9월 4일 토)북한산 의상봉 산행을 하자는 것이다. 자기들이야 고급 두뇌들이라 직업이 좋다. 그러다 보니 얼마전부터 토요휴무제가 실행되고 부터는 토,일 이틀을 연장 쉴 수 있으니, 시간내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내 경우는 일년 365일을 하루도 휴일없이 매일 새벽 2시까지 근무를 하는 직종의 직업에 종사 하는 사람 입장에선 정말로 시간 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 내앞에 이 철부지 아우들은 뻑하면 전화를 해 “형님 떠나자고 목을 맨다.” 그럴때면 정말 난처하다.
이 철부지 산친구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할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내가 자리를 비우고 산행을 떠나려면 올해 대학 4학년 재학중인 작은 아들의 배려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결코 쉽지가 않다. 그것도 미리도 아니고 갑자기 온 제안이라 직답이 어렵다.
어쩔 수 없이 작은 아들이 학교에서 귀가 하기를 기다린다. 그런데 이때다. 이번엔 이친구들 만약 산행에 참석을 안하면 형님 개인비리를 폭로 하겠다며 궂히기에 들어가려고 작정을 쓴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나는 평생을 어디에 내놔도 한점의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내앞에 개인비리 어쩌구 저쩌구 하는 아우들 하는짓거리를 그냥 재롱으로 새겨 버린다.
그런 수모아닌 수모를 당하면서도 지지리도 마음이 약한 나는, 언제 딱 부러지게 거절한번 못하고 영락없이 장마당으로 팔려가는 송아지처럼, 이리저리 질질 끌려 다닌다. 이렇게 시작된 북한산 의상봉 산행길 참석 여부는 9월 3일 밤 11시경 되어 작은 아들아들과의 스케쥴 조정으로 최종 참석 하겠다는 문자를 보낸다.
9월 4일 아침이다. 아내에게 또 등산간다는 소리를 염치 없어 못하고, 일찍 출근해 사업장(독서실) 청소를 해놓고 그때서야 산에 간다는 말을 하고 집을 나서 아파트앞 단골 김밥집에서 김밥 한줄 챙겨넣고 부평역으로 향한다. 그런데 이때부터 전화 통에서 불이난다.
‘형님 왜 아직 안나와요. 형님 어디오셔요’ 하고 말이다. 직장인들은 출근으로 입체여지가 없는데, 하나같이 검정색 등산복 차림에 주황색 스카프(한산협)을 머리와 목에 두르고, 나만 빼고 농구선수 못지않게 키가크고 구척장신이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 보기를 무슨 전문 산꾼으로 보는지 시선이 집중이다. 직장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1번 창구를 나서니, 즐비하게 늘어선 산행 전문 상점들엔는 산행에 필요한건 무엇이던지 없는게 없다.
족발, 삭힌 홍어회, 냉막걸리, 김밥, 과일은 물론 등산장구 등등, 주머니에 돈만 챙겨나오면 손쉽게 산행에 필요한 배낭을 꾸릴 수 가 있다. 우리들도 일단은 공동회비 일만원씩을 각출 산행에 필요한 준비물을 챙겨 아직 못다온 일행을 기다린다.
그런데 이때다. 얼마전 제주 한라산종주 산행때 알게된 산머루님을, 이곳에서 뜻하지 않게 만나, 버스타려 기다리던 줄에서 이탈해, 산머루님의 승용차로 이동을 한다 ‘옛말에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했는데...’ 북한산에서 산머루님을 만나다니 ...
‘원님덕에 나팔분다.’라고 생각지도 않게 산머루님의 승용차편으로 편하게 이동, 흥국사 입구 도로변에 차를 주차를 시키고 매표소로 향하는데 산머루님 북한산을 손바닥안에 올려놓고 읽듯, 흥국사와 백화사 중간지점으로 가더니 따라오란다. 그러다 보니 입장료를 내지 않고서 거뜬히 의상봉 등산로가 나온다.
그런데 이때다. 뜻하지 않은곳에서 문제가 나에게 생겼다. 얼마전에 새로 산 500만 화소 디카가 아직 사용방법 미숙인지 촬영에 문제가 있다. 그러다 보니 산행이고 지랄이고 신경이 온통 디카에 쏠려있다. 어쩔 수 없이 앞서가던 일행들을 불러세워고 사정을 이야기 하니, 나름 카메라 박사 豊岳아우가 한참을 주물럭 거리더니 형님 오토에 놓고 찍으면 촬영이 가능하다는데 마음은 속이 상한다.
그러면서 일제 소니라면 대충은 알겠는데, 국산이라 잘 이해가 어렵다고 한다. 아니 그럼 저는 國産아니고 日製란 이야기야. 저도 국산인 주제에 국산품을 무시하는 豊岳가 그러고 보니 일본놈 냄새가 모락모락 나는것 같다. ㅋㅋㅋ
그렇다면 풍악이 혹시 일본인 아부지...? 아니다. 그런것 같지는 않다.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외모에서 풍기는 뉘앙스가 이국적 향기가 나는 것 같은 것은 사실이다. 거기다가 매너좋고 인간성 하나는 나무랄대 없다.
등록일 : 2021-07-21조회 : 10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