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톨릭장애인복지협의회20주년기념
한국 가톨릭 장애인 사목 협의회
설립 20주년 기념 미사
(2015. 11. 7. (토) 오전 11시. 대방동 성당)
+ 찬미 예수님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 우리는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설립 20주년 기념 미사를 지내고 있습니다.
장애인은 정상적 인간으로서의 활동에 다소 지장을 받는 사람들이거나 신체적으로 혹은 정신적으로 결함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은 선천적으로 장애를 가지고 태어나고, 어떤 사람은 후천적으로 장애가 생기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인간으로서의 품위나 존엄성이 부족한 것은 결코 아닙니다.
또한 사람이 나이가 들면 여러 신체적 기능이 약화되거나 후천적 장애 요인이 많아져 우리 모두가 잠정적 장애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인구의 약 10%에 해당하는 450만 명가량의 장애인이 있다고 합니다.
사회는 그들을 냉대하거나 단순히 동정의 대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회에서 이들을 받아 주기를 꺼려하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성서를 보면 예수님께서는 병자들 뿐 아니라 지체 부자유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등 많은 장애인들을 치유해주셨고 이러한 기적적인 치유를 해주도록 사도들에게도 명령하셨습니다.
이러한 명령을 오늘의 우리도 똑같이 받고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교회는 손과 발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사랑으로써 그들에게 손과 발이 되어 주었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눈이 되어 주었고, 듣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들의 귀가 되어 주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사랑의 치유입니다. 우리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기적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적은 치유행위에 있어 한계가 있지만 사랑은 한계가 없으며, 언제나 가능하고 기적보다 더 위대한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장애인 배려에 있어 여타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열악한 상황이라는 것을 모든 국민이 인지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장애인들이 편히 살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도록 교회에서부터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장애인들이 더욱 배려 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여러분의 노력 또한 중요합니다. 이런 점에서 지금까지 여러분이 기울여 주신 노력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교회 내에서 장애인사목과 복지를 위해 애써 오신 신부님들과 수녀님들을 비롯해 많은 봉사자, 그리고 직원 분들의 노고를 이 자리를 빌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교회 역시 장애인들의 배려가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장애인분들의 신앙생활과 복지를 위한 그동안의 수고가 많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다행히 교회에서도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늘어나고 그들을 위한 행사나 모임이 많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러나 단지 외적인 행사에 불과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으로 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값싼 동정이 아니라 바로 사랑입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장애인들을 나와 다름없는 똑같은 형제, 자매로써 그들이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언제나 그들의 손발이 되어 주는 일이라는 것을 잊지 않도록 합시다.
하느님에게는 겉모습을 따라 사람을 판단하지 않고 사람의 속마음에 따라 사람을 판단하십니다(사무엘상 16,7참조). 따지고 보면 세상 사람들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지 저마다 어떤 점에서는 모두다 장애현상을 지니고 있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완벽한 존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꾸어 가면서 조화롭게 살려는 노력이 하느님께서 주신 본디 인간의 아름다운 모습일 것입니다.
한 중증 장애인이 한 말을 오래도록 잊을 수 없습니다.
“저희들이 정작 고통스러운 것은 걷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람들이 우리를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보는 편견이 가장 고통스럽습니다.”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모두를 사랑과 하느님의 자비로 대할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고자 우리 모두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가톨릭장애인사목협의회 설립 20주년 기념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모든 분들과, 장애인들과 부모님들, 그리고 장애인들을 협력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을 청합니다.
한국천주교회 염 수정 추기경
등록일 : 2015-12-03조회 : 2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