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갯마을
‘하늘과 땅’ 사이를 밭 갈던 청년 시절, ‘이상 농촌의 원대한 꿈’을 앉고 청년 우리는 만났다. 20대에 만난 그들이 어언 고희 나이를 살았다. 자그마치 그 우정이 50년 지기다. 그들이 오랜만에 만났으니 어디 가서 회포를 풀어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다.
어디로 갈까? 글쎄 나도 가보진 않았는데 인터넷 검색하니 “로빈의 숲”이라고 나에 고향 마을 옆 갯마을(장릉) 인근에 있는데 그곳이 상당히 유명한 것 같아 해서 친구 7명이 다섯 대의 차를 타고 로빈의 숲에 도착하니 11시 10여 분이 지나고 있다.
로빈의 숲 주인장(최상화) 선배님을 수 십 년 만에 뵈었다. 형님도 올해 일흔여섯이라고 하신다. 그런데 아직 정정하시다. 그 모습을 뵈며 감사와 함께 좋은 세상이란 생각을 했다. 선배님께서 알려 주신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 로빈의 숲 주변 한 바퀴 돌아보라고.
그 바람에 우리는 두런두런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나누며 로빈의 숲 산책 코스를 돈다. 잘 다듬어진 잔디밭 그리고 100여 년도 훌쩍 넘었을 금강송 숲 사이로 산책로를 조성해 놓아 얼마나 그 풍경이 아름답던지 여기가 음식점이 아니라 무슨 여행지에 온 듯한 착각을 일게 할 정도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 누가 주문하지 않아도 그동안 못다 한 옛 이야기들을 술술 잘 들도 풀어낸다. 이야기를 하며 한 시간여쯤 더 걸었나 보다 이제 슬슬 가서 음식을 시키자고 한다. 그 바람에 나는 사진을 조금 더 찍을 욕심에 자네들이 먼저 가서 음식을 시키라고 했다.
그리고 난 로빈의 숲 전경을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다. 얼마쯤 찍었을까 친구들이 오라는 바람에 야외에 마련된 장소로 갔다. 친구들이 먼저 와서 시킨 음식이 나왔다. 나이가 든 사람들이라 등심을 시켰다고 한다.
그런데 나온 메뉴는 등심은 가운데에 있고 주위에는 새우, 오리, 햄 등등의 다양한 세트 메뉴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 같은 노털 세대 분위기에는 다소 생소한 메뉴들이다. 그런데 그 넓은 주차장이 빈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손님들이 로빈의 숲으로 모여드는 것을 보면 아마 상당히 소문난 음식인 것 같다. 진작 알았으면 내가 메뉴를 보고 음식을 시킬 것을….
등록일 : 2015-09-22조회 : 1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