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갈릴리농원&더티트렁크" 가족 외식 나드리
지난 6월 부터다. 내가사는 부평지역내 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아이들에게 한자 수업 재능기부 봉사 활동을 하고있다. 그런데 나는 봉사한다고 했는데, 매월 27만원씩의 수고료를 두 번이나 용돈으로 받았다. 그러다 보니 장로생활(장기간 노는사람) 8년차 인생에겐 큰 수입이다.
웃기는 것은 수입을 잡고도 아내에게 입도 벙끗안했다. ㅋㅋㅋ 지갑이 든든해졌는데도 ‘침묵은 금’이란 생각을 하며, 혼자 웃었다. 그러던 8월 14일 오후다. 아내와 텔레비전 시청을 하는데, 8·15일 광복절날 비가 많이 온다고 한다.
원래의 계획은 비와 상관없이 광복절날은 국립묘지 “박정희대통령과 육영수여사” 묘역에 참배를 하려했다. 그런데 아내가 아니 내일 비가 많이 온다는데, 허구한날 혼자서만 다니지 말고 자기좀 데리고 어디라도 가서 맛있는 것 먹고 오자고 생전 안하던 투정을 한다.
그러면서 한 술 더떠, 갑자기 이상하게 눈거플이 떨린다나 뭘한다나 하며, 뭔 증상인지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얼떨결 말결에 그것봐, 매일 다이어트 한다고 음식을 제대로 먹지않어서 영양실조 걸려서 그런거라고 한 소릴 했다.
그러자 아내와 왈, 그럼 당신이 낼 손자 도영이(고3) 데리고, 모처럼 어디가서 맛있는 것좀 사주라고 한다. 으이그 내가 미쳐, 그놈의 입방정이 그여코 화를 불렀다. 그 바람에 어쩔 수 없이 그럼, 고향 파주 탄현에 위치한 “갈릴리농원”이나 갈까하고 물었다
그랬더니 거기가 뭐하는데냐고 묻는다. 대한민국 장어집중 제일 크고 맛있는집 이라고 하자. 아내 말떨어지기 무섭게 그 자리에서 얼씨구 좋다 지화자좋다. 쾌재를 부른다. 아니 서방돈은 돈이 아닌가? 하여간 ‘공짜는 양잿물도 먹는다’란 말이 틀리지 않네, 속으로 후회 막심이다. 그바람에 빼도박도 못하게 코가 꿰고 말았다.
에이 그래라 까지것 ‘죽은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데 살아있는 마눌 소원 한번쯤은 들어줘도 법에 걸리는일 없을 것 같다. 거기다 용돈도 생겨 지갑이 두둑해졌으니, 까짓꺼 인심한번 쓰자 생각하니 마음이 편하다.
그래 내친김에 그럼 큰 아들 내외에게도 연락해보라고 했더니, 세상에 아내보다 큰 아들 내외 공짜를 더 좋아하나보다. 엄마하고 전화끝고나서 밤 11시가 되었는데 시화에서 쏟살같이 달려왔다. 그바람 안하던 야식도 챙겨 먹고 잠을 청한후 광복절 아침이다.
새벽같이 기상해 부평공원 13000보 걷고 돌아와 태극기 게양하고, 이웃에 사는 작은 아들내외에게 같이가자고 했더니 처음엔 두 내외 다 바쁜일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그러더니 잠시후 다시 전화가 왔다. 참석하겠다고, 생각해보니 차마 장어맛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었나보다.
그래서 비내리는 8·15 광복절 10시반 자유로를 달려 갈릴리농원에 도착하니, 세상에~~~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데도 어디서들 왔는지, 그 드넓은 주차장에 차델곳이 여의치않다. 그런데 더 놀란 것은 장어먹기위해 입장 대기하는 줄이 두줄로 100m는 되는 것 같다.
하지만 우리는 다행히 작은 아들 내외가 먼저와 대기표를 일찍뽑아, 별루 기다리지 않고 입장할 수 있다. 간신히 자리를 잡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마 어림잡아 200팀 정도 좌석이 되는 것 같은데 그 많은 테이블이 다 꽉 차서, 늘어선 줄이 어마어마하다.
요즘 나라경제, 서민경제가 어렵다는데도 소문난 먹거리집은 불경기가 없는 것 같아 보인다. 다행이란 생각이든다. 그런데 이곳 갈릴리농원은 한가지 특징이 있다. 뭔가 하면 장어와 주류(酒類)는 당연히 메뉴에서 골라 시켜야 하지만 밥, 또는 라면, 햄 같은 것은 주문할 수 없다. 그래서 손님이 지참하고 와 장어 먹으며 함께해도 무난하다.
그래서 그런지 저래서 그런지 아무튼 밀려드는 손님들 대기줄을 보노라니, 우리만 먹었다고 오래 장치고 좌석을 차지하고 있기가 불안하다. 그 바람에 불과 1시간 만에 장어 4kg, 소주, 음료를 뚝딱해치우고 갈릴리농원을 나온다.
그런데 아직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그런데 이때 작은 아들이 아버지, 그럼 가는길에 커피는 제가 살께요 하며 커피집 이름을 가르쳐준다. “더티트렁크”라나 뭐라나 속으로 아니 커피집 이름이 더티트렁그라니 별꼴이네 하며,
검색을 하니 경기 파주시 지목로 114에 위치했다. 출발지에서 14km다. 빗속을 달려 도착한곳은 뜻밖이다. 파주 출판단지 인근에 위치한 “더티트렁크” 국내 최고 규모를 자랑하는 아메리칸 컨트리 스타일의 카페테리아가 콘셉트다.
올인원(all-in-one) 플레이스로 카페, 베이커리, 키친, 바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더티 트렁크만의 거칠고 스모키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고 한다. 주말에 줄 서서 찍는 포토 명당에서 인증 사진을 남기는 것은 필수라고 한다.
내 보기에 이곳은 낡고 오래된 폐 공장을 인테리어한 것 같은 느낌이다. 일명 ‘창고형 카페’라고 한다. 옛 공장 느낌 나게 분위기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외모상으로만 본다면 어쩜, 현대인들에겐 외면당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런데 입장해보니 세상에 1층만도 약 400여평 정도되는 홀이 손님들로 꽉차 좌석잡기가 하늘에 별따기다. 인터넷, SNS 문명의 현장을 실감나게 한다. 그러니 전망좋은 드넓은 계단, 포토존을 자랑하는 2층은 감히 자리얻기 쉽지않다.
메뉴도 다양하다. 사진 찍으며 훌쩍훌쩍 스쳐 봤는데, 그 가지수 많도 어마어마하다. 손님은 주로 젊은층이다. 그런곳에 나같은 낡은이가 나타나 촬영을 하고 있으니, 사람들 눈치가 영락없이 외계에서 온 E/T 보듯한다.
이쯤에서 한마디 하고싶다. 어이 젊은이들 이거 왜이래, 나도 한 시절엔 한 이름 값했다구. 그덕에 지금도 여세를 놓치않고, 남부럽지 않게 SNS활동도 하며 영상왕 도전해 입상도 하며 나름 아름다운 노년의 즐거움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라구...ㅋㅋㅋ 누가 뭐랬나. ‘도둑이 제발저린 것’처럼 혼자 찧고 까부르시네.
오늘은 8·15 광복절 국립묘지 참배는 못했지만, 대신 두 아들내외들 덕택에 요지경 세상같은 갈릴리농원, 더티트렁크 창고형 카페에서 식사도 하고 후식도 먹고, 외국같은 풍경속 환경에도 적응도 해보고, 옛날같았으면 벌써 황천길 갔을 내 인생, 6학년 15반 이만하면 더 뭘 바랄것있나. 더 바라면 욕심이고 도둑놈이지...
#파주시 # 탄현면 # 갈릴리농원 # 교하면 # 더티트렁크 # 창고형 카페
등록일 : 2019-08-15조회 : 2866